베스트셀러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무한> 서평, 독후감, 리뷰
자아 본질적 실체에 대해 탐구하는 책.
가끔 나는 누구이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우리에게 명쾌한 답을 주지 못합니다. 단지 세상은 우리에게 '좋아하는 것을 찾아라. 노력하고 매진해라. 꿈을 펼쳐라. 방황을 끝내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보는 어른이 되어라.'라고 충고합니다. 유난 떨지 말고 그냥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합니다. 저자는 우리가 모두 삶에 중독되었다고 했습니다. 즉, 우리는 현실에 빠져 살아갑니다.
인생의 혼란이 아는 게 부족해서 그렇다는 생각에 소셜미디어에서 쏟아지는 정보와 지식을 끝도 없이 채웁니다. 잠시 괜찮게 느껴질지 몰라도, 어김없이 공허함이 밀려옵니다. 이처럼 피상적인 방법으로는 우리의 혼란을 본질적으로 잠재울 수 없습니다. 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내면세계로 나아가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특정 종교, 철학, 사회, 학문적 신념을 배제하고 내면세계의 객관적 실체를 탐구하는 것으로 모든 고통을 멈추고 고요와 평온이라는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책은 전체 7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3장은 '실천'을 통해 내면세계로 들어가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며
4장은 내면의 참된 의미를 깨닫는 '지혜'에 이르고 머물게 됩니다.
5~7장은 깨달음과 세속적인 현실('삶')의 균형감 유지하며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제안합니다.
▤ 목차
1장 발심 : 세상을 의심하다
세상이 제안하는 모든 신념(종교, 철학, 사회, 학문적)에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현실과 모든 신념에서 벗어나 진정한 깨달음, 깨끗한 내면에 이르기 위해 마음을 내는 것이 발심입니다. 즉, 세상이 제안하는 길(각종 신념)을 의심하고, 진정한 깨달음의 길은 내면에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2장 정비 : 주변을 정리하다
깨끗한 내면에 이르기 위해서는 세계와 나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복잡한 세상에서 명상을 통해 고요와 평온을 잠깐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일상 자체가 명상이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기 위해 세계와 나를 정리해야 합니다. 우선 '세계' 정리는 스마트폰,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분절되는 시간을 통제하고 가상 세계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고 현실 세계를 확장하며, 단순하고 소박하게 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생계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고요와 평온한 관계만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육체적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커피, 음주,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섭취하며, 매체, 콘텐츠 등을 최소화하여 생각의 반복과 마음의 자극을 줄임으로써 '나'를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세계와 나를 고요하고 평온하게 만드는 것이 위대한 명상(삶의 고요와 평온)입니다.
3장 정진 : 내면의 길로 들어서다
발심을 통해 내면에 이르는 길을 내고, 세계와 나의 정리를 통해 삶 자체가 명상이 되도록 했다면 본격적으로 내면의 길로 들어설 때입니다. 명상의 종류는 많지만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집중 대상이 있는 명상과 집중 대상이 없는 명상입니다. 둘은 서로 다른 수행법이 아니라 명상 기법 안에 섞여 있습니다. 집중 명상을 통해 궁극적으로 닿으려는 단계가 비집중 명상입니다. 쉽게 말하면 명상의 궁극적인 목표는 내면의 심연으로 나아가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집중 명상에 도움을 받는다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즉, 비집중 명상에 이르기 위해 집중 명상으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궁극적 목표인 내면의 심연이란 텅 비어 있음이고 텅 비어 있는 것이 나임을 느끼는 것입니다. 텅 비어 있음과 나는 분리될 수 없습니다. 그것이 나의 배경이자 바탕이고, 침묵이며 진리입니다.
4장 견성 : 길의 끝에 있는 것
너무 추상적이기 때문에 조금 더 자세히 텅 비어 있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비집중 명상을 통해 텅 비어 있음에 이르게 되면 깨어 있는 자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깨어 있기에 텅 비어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것이 '의식'입니다. 의식은 '깨어 있음'입니다. 저자는 깨어 있음이 우리의 본질이라고 했습니다. 의식이 있고, 그것은 깨어 있음이기 때문에 우리는 물질세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를 저자는 '보는 자'라고 정의했습니다. 관조 능력이 의식의 근본 능력입니다.
이 능력을 통해 의식은 현실세계, 꿈의 세계, 죽음의 세계를 일으킵니다. 이 모든 세계는 실제 하는 것이 아닌 의식이 펼친 세계입니다. 저자는 이를 '보는 자가 보는 세계'라고 정의했습니다. 감각자료(색, 소리, 향, 맛, 감촉), 정신자료(기억, 관념, 이미지, 언어, 느낌, 욕망), 의식에 남은 흔적(죽음 이후에도 이어지는 영적인 기억)을 바탕으로 의식은 세상을 일으킵니다. 이원론에 익숙한 우리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개념이지만 내가 세계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세계가 펼쳐진다는 의미입니다. '유일한 실체는 영원한 시간 속에서 관조하는,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의식뿐'입니다.
그리고 저자는 '보는 자'와 '보는 자가 보는 세계'가 분리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즉, 의식이 감각자료, 정신자료, 의식에 남은 흔적을 통해 그려낸 세계를 의식이 관조한다는 의미입니다. '의식은 세계를 끊임없이 그려내고 동시에 스스로 그려낸 세계를 끊임없이 경험하고 휘둘리지만 그것의 본질적 실체는 없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쉽게 표현하면 우리 자아의 기준을 물질적 신체에서 의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의식만이 유일한 실체이고, 우리가 세계라고 인식하고 경험하는 것들은 의식이 만들어 내고, 의식이 관조하는, 의식 안에서 펼쳐진 세계입니다.
5장 출세 : 세상으로 나아가다
의식만이 유일한 실체라면 우리가 경험하는 물질세계는 무의미한 것이고, 내면의 세계 만을 중시하며 살아야 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의식은 열린 공간과 열린 시간과 열린 차원 그 어떤 형태든 조건이 형성되는 방향으로 쏟아진다. 그리고 다시 손에 쥘 수 있는 재료로 시간과 공간을 펼치고 세계를 일으키고 신체를 만들어 그 안에서 눈을 뜨게 된다.'라고 했습니다. 즉, 어떤 형태의 조건이 형성되어 의식은 현재 우리 신체에 깃들었습니다. 의식이 유일한 실체이지만 그 의식이 깃든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보는 자를 본다고 해서 이것을 절대시 해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깨달음 이후에도 먹고 살아야 하며, 일을 해야 하고, 사람들과 경쟁하고 관계도 맺어야 합니다. 세속적인 현실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되며 이것을 깨달음보다 보잘것없이 여겨서도 안 됩니다. 깨달음과 삶은 다릅니다. 깨달음의 지혜를 얻었다면 다시 세상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우리는 세속에 다시 마음을 뺏길 것이고, 깨달음의 지혜로부터 멀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깨달음이 무의미해지는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세상에 빠져드는 것이 열 번이었다면 아홉 번으로 줄어들 것이고, 충분한 시간이 지난 어느 날 가늘게 이어지던 세속에 빠져는 고리를 끊어내게 될 것입니다. 즉, 삶에 너무 빠져들지 않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선 상태인 초연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6장 조망 : 시작과 끝, 생과 사를 보다
깨달음을 기반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삶의 이유와 목적을 어디에 둘 것인지 조망하는 장입니다. 삶을 단기적(사회적 역할), 중기적(종으로서의 인간), 장기적(의식적 측면)으로 조망하고, 삶 너머를 좁은 범위(다음 생), 넓은 범위(모든 생)에 대해 조망해 봄으로써 '모든 우주와 모든 세상을 온전히 자기 안에 담고 있는 존재, 자아의 가장 궁극적인 심연인 의식은 그 안에 모든 세계를 이미 포함하고 있기에 우주와의 합일을 이룬 상태, 모든 것은 내 안에 있다, 텅 비어 있음 안에, 고요와 평온 안에 온 우주의 가능성이 이미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즉, 삶과 삶 너머를 조망함으로써 자아의 본질에 대해 명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를 통해 부와 명성이 사라진 자리, 인간적 욕망과 고뇌가 사라진 자리, 더 이상 끌어당김도 밀어냄도 없는 모든 상념이 소멸된 자리인 '텅 빈 공간'에 머무는 것, 의식의 본모습인 고요와 평온에 이르는 것이 진정한 행복임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침묵 속의 고요와 평온이 의식의 본모습이고 지혜의 끝이며 진정한 행복이다."
7장 전진 : 계속 걸어가라
마지막 장은 깨달음 이후 남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내면의 의식에 닿았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의식이 깃든 몸으로 현실도 잘 살아야 합니다. 즉, 깨달음과 삶은 함께 갑니다. 저자는 깨달음이 내면의 의식에 닿음과 좋은 사람이 되는 것 두 가지 가치를 담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것을 다르게 표현하면 깨달음은 침묵, 지혜, 삶의 조화입니다. 우리는 실천을 통해 침묵, 텅 비어 있음, 알아차림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유일한 실체는 의식이고,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는 의식이 만들어 내고, 의식이 관조하는, 의식 안에서 펼쳐진 세계라는 지혜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삶이 남았습니다. 저자는 삶의 세 가지 어려움을 잘 극복함으로써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삶의 세 가지 어려움은 물질, 고독, 책임입니다. 첫 번째 물질의 문제는 몸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로, 물질의 양으로 자신을 평가하지 않고, 나와 타인을 속이지 않고 다치지 않게 하는 직업을 택해 몸과 마음이 지켜야 합니다. 고독의 문제는 비자발적 고독인 경우 사회적 관계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자발적인 고독인 경우에는 고독이 의식의 존재론적 상태임을 수용하고 즐기라고 했습니다. 책임의 문제는 사회적 의무를 감내해야 하는 문제로 어른이 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저자는 사회적 기대를 충적시키기 위해 자신을 재촉하거나 시간을 쪼개고 더 노력할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깨달음의 길이라는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그에 부합하는 것은 남기고 그렇지 않은 것은 과감히 내버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즉, 자신의 삶을 간소하고 소박한 모습으로 다듬어야 합니다. 이렇게 삶의 세 가지 어려움을 잘 해결해 나감으로써, 침묵과 지혜와 삶이 조화를 이루게 되면 어느새 평온하게 앉아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마무리
발심을 통해 내면에 이르기 위한 마음을 내고, 정비를 통해 세계와 나를 정리하고, 정진을 통해 내면의 길로 들었습니다. 여기까지가 1~3장 '실천'의 단계입니다. 다음으로 견성을 통해 내면에서 침묵, 의식, 깨어 있음, 알아차림을 경험했고, 그것이 우리의 본질이자 유일한 실체라는 깨달음의 지혜를 얻었습니다. 즉, 내가 세계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세계가 펼쳐진다는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4장을 통해 '지혜'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출세를 통해 깨달음이 전부가 아니라 깨달음과 삶은 함께 가야 함을 배웠고, 조망을 통해 깨달음을 바탕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삶의 이유와 목적을 어디에 둘 것인지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궁극적인 결론은 침묵이자, 고요와 평온임을 확인했습니다. 마지막 전진을 통해 침묵, 지혜, 삶의 조화를 이루어 고요와 평온이 유지되는 깨달음과 삶이 함께 가는 이상을 그려보았습니다. 이렇게 5~7장 '삶'을 끝으로, [실천-지혜-삶] 단계별 여정으로 자아의 본질적 실체에 대한 탐구가 끝이 납니다.
단계별로 잘 정리되어 있기에 침묵, 지혜, 삶의 조화를 참 쉽게 얻어낼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책의 단계를 순차적으로 따름으로써 금세 영원한 자유에 이를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우리가 실천을 통해 깨달음의 지혜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속으로 나아가고 현실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사회, 국가가 부여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고, 먹고살기 위해 애쓰다 다시 번잡함 속에 던져질 것입니다. 결국 세속에 빠져 마음을 뺏길 것입니다.
즉, 깨달음은 얻었지만 그 노력이 무의미해지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끝없는 윤회를 멈출 수 없는 것인지 무기력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를 '미시적 측면에서의 윤회'라고 했습니다. 이것이 반복임을 모른 채 반복하는 것과 반복임을 알고 반복하는 행위 간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실수를 반복하고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세속에 마음을 뺏기더라도 조금은 더 나아진 상태일 것이라는 겁니다. '세상에 빠져드는 것이 열 번이었다면 이제는 아홉 번으로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조금 더 나아지고 성장이 거듭되면, 아홉 번이 여덟 번으로, 여덟 번이 일곱 번으로 점차 줄어들어 '어느 날에는 가늘게 이어지던 윤회의 고리가 마침내 찬찬히 끊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포기할 필요는 없다. 거듭 말했듯 깨달음은 특정한 기간 내에 해내야만 하는 일이 아니다. 긴 인생 안에서 계획되고 실행되어야 할 일이다."
개인적으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도 정말 흥미롭게 읽었는데,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무한>>은 그 이상의 깨달음을 주는 것 같습니다. 마음공부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 번 읽어 보시길 추천합니다.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리뷰] 제너레이션 : 현대 사회의 새로운 세대 이론 (기술 모형) (0) | 2025.04.13 |
---|---|
[책 리뷰] 넥서스 : AI(인공지능) 환상에 빠진 인류 (ft.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0) | 2025.03.18 |
[책 리뷰] 가난한 찰리의 연감 : 삶과 투자를 관통하는 철학서 (ft.워런 버핏) (1) | 2025.03.01 |
[책 리뷰] 거의 모든 것의 역사 : 과학을 통한 인문학 탐구 (0) | 2025.02.17 |
[책 리뷰] 프로젝트 헤일메리 : SF소설, 외계인, 성간 항해, 지구가 식어간다 (0) | 2025.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