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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책 리뷰] 21세기 자본 : 능력주의라는 착각 (세습, 증여, 상속 자본주의 & r > g)

책 리뷰 <21세기 자본> 서평 독후감 자본 자산 수익률 성장률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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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21세기 자본> 서평, 독후감, 리뷰

 

우리는 평등하다고 믿습니다.

 

법 앞에서, 기회 앞에서, 경제적 보상 앞에서 모두가 동등하다고 믿습니다. 이 믿음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핵심 전제입니다.

 

하지만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이 전제를 정면으로 부숩니다. 그는 '자본주의는 본질적으로 불평등한 구조를 갖고 있다'라고 주장합니다. 18세기부터 수집된 유럽과 미국의 방대한 자산 데이터를 통해, 불평등이 일시적으로 완화된 순간조차 '우연한 사건들'의 결과였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21세기의 자본주의는, 과거보다 더 정교하게, 지속적으로, 상위 계층에 부를 집중시킬 것이라 예측합니다.

 

 

▤ 목차

     

    r  > g : 간단하지만 강력한 부등식

    피케티가 제시하는 핵심은 단순합니다.

     

    'r > g', 자본 수익률(r)이 경제 성장률(g)보다 높은 구조입니다.

    이 간단한 부등식이 의미하는 바는 강력합니다. 자본을 가진 사람은 노동 소득자보다 더 빠르게 부를 축적할 수 있고, 그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복리처럼 누적되어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벌어지게 됩니다.

     

    이 공식은 자본주의의 일반적인 역사적 패턴입니다. 20세기 초 몇몇 '우연한 사건'을 제외하고는, 자본이 소득을 앞서는 구조는 거의 항상 유지되어 왔습니다. 그 결과 자본의 격차가 계급 구조로 고착화 되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역사적으로 자본을 가진 자와 자본을 가지지 못한 자 사이의 불평등은 자본주의에 내장된 구조입니다.

     

    실제로 상위 50%는 전체 부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위 50%는 자산을 거의 갖지 못합니다. 과거에는 상위 10%가 전체 자본의 90%를 차지했던 시기도 있었기에 겉보기에 불평등이 다소 해소된 듯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불평등은 단지 형태만 바뀌었을 뿐입니다. 상위 50% 내부에서도 상위 10%가 전체의 3분의 1을 가져가고, 그 아래 중산층이 남은 3분의 2를 나눠 갖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상위 10% 안에서도, 단 1%가 절반 이상을 독점합니다.

     

    결국 부의 대부분은 점점 더 위로 집중되는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이러한 집중은 단순한 분포 문제가 아니라, 자본이 만들어내는 수익이 다시 자본에 재투자되는 구조. 즉, 자본의 자기 증식 메커니즘에서 비롯됩니다.

     

    반면 자본을 소유하지 못한 이들은 언제나 노동 소득에 의존해야 하고, 그 소득 증가율은 자본 수익률에 미치지 못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흐를수록 자본 소유는 이들에게 점점 더 닿을 수 없는 이상이 되어 갑니다.

     

     

     

    세습 중산층의 탄생

    물론, 자본주의가 언제나 불평등만 강화해온 것은 아닙니다. 1914년부터 1945년까지, 전쟁과 대공황이라는 '우연한 사건들'은 자본의 구조를 크게 뒤흔들었습니다. 이 시기 동안 상위 10%가 차지하던 부의 비중은 눈에 띄게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그 재분배는 골고루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상위 계층의 일부 몫이 전 계층에 고르게 분배된 것이 아니라 중산층으로 흘러들었습니다. 하위 50%는 여전히 자산을 거의 보유하지 못했습니다. 즉, 불평등의 완화는 있었지만, 그 구조가 일부 조정되어 중산층만 혜택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부의 불평등이 세습되어, 더 큰 격차를 만들어 냅니다. 저자는 이를 '세습 자본주의'라고 표현했으며, 21세기에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의료 기술의 발달로 수명은 길어졌고, 자산은 더 오래 보유되며, 복리 구조 속에서 자본은 더 빠르게 증식됩니다. 그리고 그 자본은, 자녀에게 세습됩니다. 출신이 계급을 결정하는 구조가, 다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입니다.

     

     

    능력주의라는 착각 : 모순된 우리 믿음 

    이렇듯 자본주의는 'r > g'라는 구조적 불평등을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불편한 진실을 외면한 채, 다른 이야기를 반복합니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 '출신보단 실력이다' 그럴듯한 말들 속에, 능력주의라는 신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능력주의는 불평등을 가리는 가장 교묘한 커튼입니다. 누군가는 자전거를 타고, 누군가는 맨몸으로 출발하는 레이스에서 '열심히만 달리면 된다고' 속삭이는 이념입니다.

     

    물론 극소소는 맨몸으로 자전거를 얻고, 혹은 오토바이를 타고 역전을 이루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처음부터 정해진 트랙에서 따라잡기조차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마무리

    물론, 극소수는 계층을 뛰어넘기도 합니다. 능력주의가 완전히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피케티가 지적했듯, 자본주의는 구조적으로 불평등한 분배를 지속해왔습니다. 그렇다면 이 불공정한 구조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세 가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첫째, 세상이 공정하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출발선이 다르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순간, 쓸모없는 분노와 피해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둘째, 노동의 영역을 넘어 자본의 편에 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r > g’는 피케티가 제시한 통찰이자, 우리의 행동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자본 수익률이 노동 소득을 앞선다면, 자본가의 길을 모색하는 게 답입니다. 주식, 부동산, 사업 등 작게 시작하더라도 ‘자본 축적’이라는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셋째, 비교를 멈추고 본질에 집중하는 삶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소비 사회는 우리를 끊임없이 비교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아파트는 몸을 눕힐 공간이고, 자동차는 이동 수단일 뿐입니다. 의류도 신체, 체온을 보호하는 도구입니다. 그 외의 ‘가치’는 대부분 누군가 만든 환상일 뿐입니다.

    현대인은 과거 왕조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부가 아니라, 부에 대한 철학일지도 모릅니다. 많은 부를 소유하고도 재산에 비해 나름 소박하게 살았던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의 삶을 보며, 우리는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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