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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책 리뷰] 행동 : '행동'은 '맥락'의 필연적 결과물일 뿐 (Feat. 자유의지, 결정론)

 

책 리뷰 <행동> 서평 독후감 인문학 추천 도서 베스트셀러 자유의지 결정론 맥락
책 리뷰 <행동> 서평 독후감 인문학 추천 도서 베스트셀러 자유의지 결정론 맥락

 

베스트셀러 <행동> 서평, 독후감, 리뷰

 

이 책은 행동에 대한 우리 통념의 기반을 허문다.

 

▤ 목차

     

    '자유 의지'라는 착각

    누군가 행동을 했을 때, 우리는 그 원천을 당사자의 '자유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직관적으로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도움을 주려는 선택'이나 '맞서 싸우려는 결단' 등의 행동은 논의할 필요 없이 개인의 자유로운 의지에 달려있다고 믿습니다.

     

    이는 행동의 원인이 직관적으로 너무 명명백백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기원에 대해 깊게 탐구해볼 필요조차 느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로버트 새폴스키는 이 책 《행동》을 통해 이 직관적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합니다. 그는 인간의 행동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고 말하며, 방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 '자유 의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합니다.

     

    행동은 '시간을 아우르는 맥락'이다

    새폴스키는 행동이 촉발되기 1초 전의 신경화학부터 몇 달간의 뇌 가소성, 수백 년의 문화적 맥락, 그리고 수백만 년의 진화적 압력까지 모든 시간적 스케일을 거슬러 행동의 근원을 살핍니다.

     

    행동이 단순히 직관적인 결단에 의해 나타난다고 믿는 독자에게 이러한 접근법은 과도한 분석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방대한 시간적 해부야말로 저자가 궁극적으로 주장하는 '맥락이 전부'라는 핵심을 가장 잘 드러냅니다.

     

    인간의 행동은 철저하게 맥락 의존적입니다. 그 맥락은 1초 전의 미시적 환경부터 수백만 년의 진화적 역사를 아우르는 거대한 인과 사슬입니다.

     

    결과적으로 새폴스키는 행동이 '자유의지'의 발현이 아니라 '맥락' 의해 필연적으로 결정되는 현상이라는 결정론적 생물학의 근거를 제시합니다.

     

     

     

    어디까지가 '개인의 책임'이고 어디까지가 '맥락'인가?

    예를 들어, 극단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을 자주 범하는 누군가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그의 도덕성이나 절제력에 결함이 있으며, 행동 직전 '의도나 의지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새폴스키는 우리의 직관적 통념을 완전히 부정합니다. 그가 행한 최악의 행동은 개인의 도적적 실패가 아니라, 그가 태어난 문화권, 사회적 배경, 부모의 성향, 가정 환경, 양육 과정 등이 누적된 '맥락'의 필연적인 결과물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누군가의 최악의 행동이 단순한 '의지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폭력을 정당화하는 문화권, 전쟁을 겪은 세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산모의 스트레스 수준, 유전자, 아동기 역경 등 개인이 통제할 수 없었던 매우 복잡한 맥락의 집합이 생물학적으로 각인되어 나타난 결과라는 설명입니다.

     

    '맥락'과 '생물학' : 결정론의 작동 기제

    이처럼 방대한 맥락은 결국 생물학적 기제를 통해 작동합니다. 맥락은 유전자 발현, 전전두피질의 발달 수준, 호르몬, 뇌 가소성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그 영향의 복합적 표출로서 특정 '행동'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행동'은 '자유의지'에 따른 능동적 선택이 아니라, '맥락'에 따른 수동적 결과에 가깝습니다. '맥락이 행동을 결정한다.'는 이 파격적인 주장은 우리의 직관에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이기 여러운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같은 결정론이 마냥 비관적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행동의 근본 원인인 '맥락'을 이해한다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맥락'을 이해한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 '맥락'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의식적으로 재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맥락'이 우리 행동의 전부이지만, 그 맥락을 이롭게 설계함으로써 더 좋은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희망이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결정론이 낳은 가장 큰 딜레마 : '맥락'의 역설

    문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새폴스키 논증의 가장 큰 역설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맥락을 재설계하려는 시도' 조차도 결국 이전의 맥락에 종속된다는 것입니다.

     

    즉, 좋은 발달 과정, 좋은 영양 공급, 긍정적인 사회적 지지, 낮은 스트레스 등의 맥락이 누적된 사람이라면, 전전두 피질의 기능적 문제가 없기 때문에 장기 계획이나 충동 억제, 긍정적인 행동과 같은 '맥락 재설계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이와 반대되는 열악한 맥락이 누적되어 전전두 피질의 발달이 저해된 사람이라면, 장기 계획이나 충동 억제는 물론,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위한 '노력' 그 자체조차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결정론적 인간관이 던지는 가장 냉혹한 역설입니다.

     

    결정론 속 실용주의

    바로 이 '맥락의 역설' 때문에 새폴스키는 결정론 속의 실용주의를 강력하게 강조합니다. 인간의 행동이 전적으로 맥락에 의해 결정된다면, 사회는 '좋지 않은 맥락'에서 성장하여 변화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이들에게 '맥락을 재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최악의 행동'에 대해 처벌, 비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기보다, 그 행동을 유발한 근본적인 '나쁜 맥락'을 제거하고 '좋은 맥락'을 제공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윤리적인 접근임을 의미합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제도로는 유년기 환경에 대한 대규모 투자, 사회 계층/인종/종교 간의 긍정적인 접촉을 유도하는 시스템 설계, 그리고 형사사법제도의 재활 중심 전환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마무리 : '자유 의지'의 종언, '맥락 설계'의 시작

    사회적 불평등 심화, 정치, 인종, 이념과 종교적 갈등, 그리고 국가 간 대립이 그 어느 때보다 격화되고 있는 이 시대에, 새폴스키의 행동에 대한 통찰은 단순한 과학적 사실을 넘어 시급한 사회적 질문이 됩니다.

     

    하지만 '자유 의지'라는 우리의 뿌리 깊은 통념과, 그 통념을 기반으로 구축된 사회 제도 및 질서는 수동적인 습관처럼 자리 잡혀 있어 쉽게 변화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행동에 대한 셰폴스키의 냉철한 통찰은 '개인 비난'의 시대를 끝내고 '맥락 설계'의 시대를 시작할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이 책은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고 세상을 재설계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가장 근본적이고 실용적인 필독서가 될 것입니다.

     

    제목 그대로 '행동'의 기원을 깊게 탐구하는 데 이보다 훌륭한 책은 없다고 단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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